‘7경기 연속 안타’ 이정후, 침묵 속의 희망…샌프란시스코를 지탱하는 유일한 타자

침묵의 타선 속, 이정후는 흔들리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이정후(26)가 또다시 팀의 유일한 희망이 됐다. 27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에서 이정후는 상대 선발 케이더 몬테로의 빠른 공을 밀어 좌전 안타로 연결했고, 이후 타일러 홀턴의 까다로운 스위퍼를 우전 안타로 만들어내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시즌 타율은 0.285, OPS는 0.789로 상승했다.

멜빈 감독도 인정한 '정후의 존재감'

경기 후 밥 멜빈 감독은 “지금 이 팀에서 제대로 스윙을 해주는 선수는 이정후와 윌머 플로레스밖에 없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날 두 선수는 팀 전체 5안타 중 4개를 합작했지만, 팀 득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이처럼 팀 타선 전반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정후의 꾸준한 퍼포먼스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16경기 원정에서 11패를 기록하고 있는 자이언츠는 리그 최하위 수준의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팀 전체 타율은 0.199, 장타율은 0.308에 머물고 있다.

1억 8000만 달러의 침묵, 그 속에서 빛나는 이정후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 대형 계약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지만, 윌리 아다메스 등 주요 선수들의 부진이 뚜렷하다. 아다메스는 최근 9경기에서 타율 0.063(32타수 2안타), 시즌 OPS는 0.617에 머물며 '수비형 유격수'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첫 풀타임 시즌에서도 흔들림 없는 타격감을 보여주며, 샌프란시스코 공격의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성적보다 중요한 건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라며 부상 방지와 시즌 완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꾸준함이 빛나는 이유

이정후의 진가는 단순한 성적 이상이다. 매 경기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상황 판단력, 다양한 구종에 대한 적응력을 보이며 MLB 투수들과의 수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가 이어가는 안타 행진은 단순한 개인 기록이 아니다. 침체된 팀 분위기 속에서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이자, 감독과 동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